기아와 달리 싼타페에 토크 컨버터 자동변속기 채택, 주행감 개선에 방점

최근 SUV 시장의 트렌드는 단순한 파워보다는 일상의 편안함에 무게를 싣고 있다. 운전대 앞에 앉은 수많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은 극한의 성능보다 출퇴근길의 부드러움과 신뢰감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자동차가 싼타페 2.5 가솔린 터보에 기존의 8단 습식 듀얼클러치(DCT) 대신 8단 자동변속기(토크 컨버터 방식)를 도입하기로 한 결정은, 단순한 부품 교체 이상의 변화를 시사한다.

사실상 이 변화는 미국 시장에서의 반복된 변속기 리콜과, 도심 운전자들의 꾸준한 불만이 누적된 결과다. 여기에 현대차는 국내외 소비자들의 실사용 데이터를 반영해, 도심 주행과 정체 구간에서의 승차감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고성능이라는 수식어를 잠시 내려놓고, 대다수 운전자의 체감 품질에 집중한 셈이다.

DCT에서 자동변속기로, 현대차의 전략적 선회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과거 현대차는 빠른 응답성과 높은 토크를 자랑하는 DCT로 기술적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실제 도로 위에서는 저속에서의 울컥거림, 언덕 출발 시의 불안정함 등 한계가 드러났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DCT 관련 리콜과 무상수리가 반복되면서, 품질 안정성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 개발진은 자동변속기 전환이 기술적으로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실제 주행 테스트에서도 승차감이 월등히 개선됐다고 설명한다. 점진적인 시장 반응과 소비자 설문을 토대로, 신뢰성과 내구성이 입증된 토크 컨버터 방식이 대다수 운전자에게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기아의 독자 행보, 경쟁 구도에 미치는 파장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흥미로운 점은, 그룹 내 기아가 동일한 변속기 정책을 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쏘렌토 등 일부 모델은 여전히 8단 DCT를 고수하고 있다. 기아는 현대차와 별도로 기술 노선을 유지하며, 각 브랜드의 개성과 시장 전략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처럼 동일 그룹 내에서도 변속기 선택에 차별화를 둔 것은, 향후 신형 투싼과 스포티지 등 직접 경쟁 모델 간 주행감과 소비자 만족도 비교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투싼 풀체인지에도 8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할 계획이다.

시장과 소비자, 그리고 기술의 균형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이번 현대차의 변속기 교체는 단순한 부품 변경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 내에서 소비자 트렌드 변화가 기술 정책을 어떻게 이끌어내는지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도심 위주의 주행 환경, 정체가 일상화된 교통 여건, 그리고 중장년층 소비자들의 승차감 선호도가 자동차 개발 방향을 결정짓는 시대다.

향후 SUV 시장에서 DCT와 자동변속기의 경쟁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또 현대차와 기아의 각기 다른 전략이 소비자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